모필

  • 직지와 인쇄문화
  • 인쇄출판의 역사
  • 종이/모필/먹
  • 모필

모필

  • 직지와 인쇄문화
  • 인쇄출판의 역사
  • 종이/모필/먹
  • 모필

모필의 기원과 발달

모필(毛筆)은 서사와 회화에 결여될 수 없는 용구 중의 하나이다. 특히 문자가 발명된 이후로는 서사용구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위력도 대단한 것이었다. 그것은 문자의 발명으로 인한 역사시대가 열린 이후부터 인쇄술이 발명되기까지의 필사본시대에 있어서 모필이 없이는 기록 그 자체가 불가능하였을 정도라는 점에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모필의 기원에 대하여는 일반적으로 기원전 3세기 무렵에 몽념(蒙恬)에 의하여 발명되었다고 전해지나 문헌상으로 확실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근대에 이르러 몽념의 모필 발명설은 점차 모필 개량설로 바뀌었는데 그것은 몽념이 당시 국가의 법전을 관장하며 조서 및 궁중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는 사관이었으므로 이를 위하여 서사용구의 개량을 위하여 노력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학자들은 모필의 사용이 대체로 은·주시대부터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것은 은·주시대 청동기 및 기타 서사재료상의 문자들에서 필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모필은 필축(筆軸)·필수(筆穗)·필초의 요소로 구성된다. 필축은 주로 죽관(竹管)을 많이 사용하였으나 목봉(木棒)을 사용하기도 하였으며 필수는 토끼·사슴·양 등의 털을 사용하여 그 끝을 마사(麻絲)로 감아서 칠로 굳힌 다음 축의 첨단에 붙이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리고 서사에 사용할 때에 필수를 보호하기 위하여 전체를 필초에 넣었다. 필축, 필수, 필초 등의 재료는 광물성, 식물성, 동물성 등의 여러 가지 재료가 사용되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필수는 필심(筆心), 필두(筆頭), 필봉(筆鋒)이라고도 한다. 필수의 제작에 사용된 재료는 호료(毫料), 필호(筆毫), 호재(毫材) 등으로 표현되고 있어, 주로 털(毫)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호료에는 일반적으로 광물성, 식물성, 동물성 등의 재료로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의 유적에서 필축이 없는 필수가 여러 점 출토되었다. 우리나라 낙랑의 왕광묘(王光墓)에서 출토된 필수의 길이는 3.9cm로서 한쪽 끝을 실로 묶고, 실은 보통 점착질의 흑칠(黑漆)로 굳힌 것이었다.

서사용구의 하나인 모필을 예술적으로 제작하는 공인을 필장(筆匠) 또는 필공(筆工)이라 한다. 중국에서는 각 시대마다 무수한 필장들이 있었으며, 필장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독특한 정신과 지혜를 발휘하여 독창적인 모필을 제작하였던 것이다. 진(秦)의 필장(筆匠) 몽념(蒙恬)은 모필제작의 시조로 알려져 있다. 한(漢)의 이중보(李仲甫)는 제필로써 업을 삼았을 정도였으며, 위탄(韋誕)의 제필법은 오늘날까지 전래되고 있다. 당(唐)의 제갈씨(諸葛氏)는 소위 제갈필(諸葛筆)을 만들어 냈으며, 송(宋)의 왕백립(汪伯立)이 제작한 모필은 신안사보(新安四寶) 중의 하나로 손꼽힐 정도였던 것이다. 또한 원(元)의 주백온(周伯溫)은 황양미모필(黃羊尾毛筆) 제작의 명수였으며 명(明)의 육문보(陸文寶)는 세상 사람들이 그를 양공(良工)으로 불렀을 정도였다. 청(淸)의 주호신(周虎臣)은 대를 이어서 제필업을 경영하였던 인물이다.

모필의 가장 기본적인 용도는 서사기능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사인 [삼국사기], [고려사], [조선왕조실록] 등에서 그 용도를 조사한 바, 시대에 따라서 그 용도도 점차 확대되어 갔음을 알 수 있다. 삼국시대에는 필사용 이외의 용도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대체로 서사용과 의식을 위한 비품용으로 사용되다가 조공용·하사용·판매용 등을 비롯하여 모면용으로 사용되었던 경우도 있었다.

모필의 제작법

고인들은 모필을 제작할 때 가장 중요시해야 할 요소로 예(銳), 제(齊), 원(圓), 건(健) 등 4가지의 덕성(德性)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현대에는 경구내용(經久耐用)을 더하여 5가지의 덕성이 생겨났는데 오늘날까지 전래되고 있는 모필의 제작법을 요약하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침피(浸皮)는 모필을 제작하기 위해 먼저 생모피를 맑은 물이 담긴 항아리에 넣어 가죽 전체에 수분이 적절하게 고루 먹도록 하는 과정이다. 대략 하룻밤 정도 지난 후에 항아리에서 꺼내어 맑은 물로 씻어내면 털이 부드럽게 된다.

침피과정을 거쳐서 부드러워진 짐승 가죽에 털과 풀을 태운 재를 뿌린 후에 가죽을 당겨 늘려서 볏짚을 편편하게 깔고 그 위에 차곡차곡 쌓는다. 이러한 작업이 끝난 후에는 네 가장자리와 끝을 다시금 볏짚으로 봉하여 발효를 시키되 부패하여 악취가 나면 꺼낸다. 수피가 충분히 발효되어 털과 가죽이 이미 분리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면 특별히 제작된 쇠솔로 모(毛)의 결 방향을 따라 빗기면서 모를 채취한다.

수피에서 채취한 모의 전부를 둥근 물동이의 주둥이에 설치한 판자 위에 놓고 대충 쓸데없는 융모(絨毛)와 잡모(雜毛) 등을 제거하는 선별과정을 거친다. 이러한 선별과정을 거친 후에 남은 것을 호(毫)라 한다.

수피의 종류마다 그 속에 포함된 호류가 때로는 7·8종에 이르는 경우도 있으므로 앞서의 선별과정을 거친 전체의 호에 대하여 반드시 다시금 자세하게 선별하여 분류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여러 가지의 모류(毛類)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분류된 호는 물동이에서 부분적으로 꺼내 여러 가지 만들고자하는 필두용 호편(毫片)으로 분류한다. 필두용 호편의 아랫부분을 다시 석회수에 담갔다가 물동이 속에 하룻밤 정도 바로 세워두면, 황색으로 변하여 숙호(熟毫)가 되는 것이다.

잘 숙성된 필두용 호편을 꼬아서 필두를 만들되, 모근부에 묽은 아교풀을 발라 가는 실로 얽어서 필두를 만든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필두를 제작하는 공정의 초보적인 단계는 끝나는 것이다. 수필(水筆)의 모근부에 송향(松香)을 발라 만들면 수필을 사용할 때에 필두가 수분을 품어 간섭되지 않으나, 만약 수필의 모근부에 아교 풀을 발라 만들면 쉽게 탈호되고 만다. 만들어진 필두는 별도의 뚜껑(管套)에 넣어 장치한다.

필두에 뚜껑를 장치한 후에는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공장에게로 넘겨 성질이 다른 잡호 등을 제거하여 서사할 때에 장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다. 필관에 명칭 혹은 옛 시구 등으로 필의 종류 및 공용 등을 표시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모필의 제작은 완성되는 것이다.

담당자 정보

  • 담당부서 운영사업과
  • 담당자 우민석
  • 전화번호 043-201-4263

콘텐츠 만족도 조사

이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대하여 어느 정도 만족하셨습니까?

만족도 조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 허락 표시
공공누리 마크,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마크

출처 표시 + 상업적 이용금지 + 변경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