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중국 후진(後晋)의 구마라습(鳩摩羅什)이 번역한 『범망경노사나불설보살심지계품』 권하(卷下)와 이 경전이 중심이 되어 이루어지는 보살계도량이나 수계법회 등의 절차와 규범인 북송(北宋)의 연수(延壽)가 모은 수보살계법(受菩薩戒法), 그리고 진(陳)나라 혜사(惠思)가 지은 수보살계의(受菩薩戒儀)로 되어 있다. 『범망경』은 원래 112권 61품으로 구성된 범문이나 전체는 한역(漢譯)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은 상하 2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이 하권만 따로 뽑아 보살 계본으로 삼아 불교도의 신행 규범으로 삼고 있다. 내용은 보살이 지켜야 하는 10가지 무거운 계인 십중대계(十重大戒)와 십선계(十善戒) 등 보살이 지녀야 할 몸가짐과, 말씨와 마음자세 등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실천덕목을 담고 있다. 신라시대부터 한국불교 종단의 조직 및 유지에 큰 영향을 미친 경전이다. 이 책은 종이 앞・뒷면이 모두 인쇄되어 있고 인쇄상태 및 인쇄조건, 그리고 발문의 내용 등으로 보아 고려 충렬왕 32년(1306) 이후에 고려인들에 의해 중국 원(元)나라에서 판각하여 원나라 종이로 찍어낸 판본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는 보기 드문 특이한 판본으로 고려와 원나라와의 교류관계를 알려주는 자료일 뿐만 아니라 서지학 및 인쇄사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이다. 2003년 8월 14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27호 '수보살계법·범망경보살계본합본'로 지정되었다가, 2004년 5월 7일 대한민국 보물 제1407호 '범망경보살계본 및 수보살계법'로 승격, 지정되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고인쇄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