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청주 삼월비는 조선시대 노비였던 삼월의 공을 기리기 위해, 1796년(정조 20) 김윤金潤의 후손들이 세운 비석이다.
오창읍 양지리쪽에서 목령산을 오르는 산중턱에 청풍김씨인 김윤의 묘소가 있는데, 삼월비는 이 묘소의 향우측에 있다. 4각형의 받침돌 위에 비신을 얹은 모습이며, 앞면에 “忠婢三月之碑충비삼월지비”라고 새기고, 뒷면에는 삼월의 공적내용을 적어 놓았다. 화강암으로 조성된 이 비는 돌이끼가 끼어 고색이 창연하다.
비문에 의하면, 삼월은 청풍김씨 집안의 여종으로 1489년(성종 20)에 주인집의 장자인 김윤이 태어난 지 3일 만에 어머니가 죽자 이를 대신하여 젖을 먹이어 키웠다. 김윤이 18세가 되어 결혼을 했으나 그 또한 불행히도 유복자遺腹子를 남긴 채 죽게 되었다. 삼월은 정성으로 유복자를 잘 보살펴 키우니 그가 장성하여 벼슬이 우후虞侯에 이르는 등 가문이 크게 번창하였다. 이에 김윤의 후손들은 그 공이 모두 삼월에게 있다고 여기고 그녀의 공을 기리기 위해서 이 비석을세웠다고 한다.
삼월비는 삼월이 죽은 뒤 약 150년이 지난 1796년에 세웠으며 글은 정조 때 좌의정을 지낸 김종수金鍾秀가 짓고 글씨는 80세의 김치희金致熙가 썼다.
조선 전기 노비의 생활상을 알려주는 비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양반집 주인과 비婢의 관계 등 당시의 신분질서를 비롯한 15~16세기 사회사·생활사 연구 자료를 제공해 주는 중요한 문화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