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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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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검은모루 동굴 자연환경 복원도
인간은 자연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삶을 꾸려왔다. 특히 옛사람들은 자연환경의 제약을 많이 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그래서 당시의 자연환경을 이해하는 것은 옛사람들의 자연에 대한 적응 ·이용 ·정복을 알기 위한 것으로, 자연과학을 이용하여 당시의 환경을 파악하고 그 시대의 주인공인 인간에게로 귀착시켜 문화를 복원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자연환경을 알수 있는 방법으로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대표적인 것으로는 동물상과 식물상 자료를 살펴보는 것과 퇴적층에 대해 연구하는 지질학으로 나눌 수 있다.
지질학, 동물상연구, 식물상연구
동물상
제천점말동굴의 큰 원숭이 아래턱 뼈 먼저 당시 사람들의 의식주 등 생활에 많은 영향을 주었던 선사시대 동물상에 대하여 연구하는 것이다.

이곳 중부지방의 동물상 자료는 주로 석회암 동굴유적(cave site)에서 출토되는 자료를 통하여 당시의 자연환경을 가늠하게 된다. 석회암 동굴유적에서 동물화석이 잘 남아 있는 채로 출토되는 것은 천연적인 석회암 동굴이 잘 발달되어 있고, 여기 토양의 성질이 수소이온지수(ph)로 약알칼리성~알칼리성의 석회질 성분을 띠고 있어서, 짐승뼈가 잘 보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까지 밝혀진 동물상은 청원 두루봉동굴에서 46종, 단양 금굴유적에서 40종이 분류 보고되어, 북한지역의 상원 검은모루 29종, 평양 만달리 24종,상원 청청암유적의 12종 등으로 자연환경 및 당시 사람들의 사냥대상을 가늠하여 볼 수 있다.

 
청원 두루봉 동굴의 옛 코끼리 상아
식물상

앞에서 다룬 동물상의 자료가 주로 석회암 동굴유적에서 출토되어 유적과 자료의 한계 속에서 당시의 자연환경을 가늠하게 되는 반면, 식물상의 자료는 동굴유적뿐만 아니라 한데유적, 습지대, 제 4기 퇴적층 등에서도 자료의 추출과 분석이 가능하여서, 제 4기 홍적세 시기의 자연환경을 밝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식물상에 관한 자료로는 퇴적토양을 이용한 꽃가루 분석과 유적에서 출토된 숯의 조직검사, 나뭇잎, 나무열매, 씨앗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자료의 분석을 통하여 식생 및 수종과 성장상태 등을 판별하여, 당시의 기후조건 등 자연환경을 파악할 수 있다.

꽃가루 분석
꽃가루 분석 식물의 꽃가루는 기후의 변동에 따라 변화한 식물의 분포를 보여주는 것으로, 이 구조는 외막,내막,세포질로 이루어져 있다. 이 가운데서 외막의 스포르 폴레닌(spore pollenin)은 썩지 않고 남아 본래의 상태를 유지하여서, 1억년 전 지층에서도 형태가 남아 있다. EH한 외막의 생김새는 과(family), 속(genus),종(species)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을 가지고 있는 꽃가루 분석은 당시의 기후를 가늠해보는 가장 과학적인 방법의 하나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꽃가루 분석은 연대측정의 수단으로도 이용되고, 당시 자연환경에 대한 여러 자료와 함께, 인간의 자연에대한 적용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꽃가루 분석이 중부지역의 구석기유적에서 이루어진 곳을 들면, 점말 용굴유적을 비롯하여 두루봉,상시,수양개,창내유적 등 10여개 유적이다.
먼저 점말 용굴에서는 지층별 꽃가루 분석을 통하여 최소한 6번의 기후변화를 확인하였다. 대부분 북반구 온대지방에 잘살고 있는 나무의 꽃가루로 검출되었는데, 감탕나무와 녹나무의 꽃가루로 보아 당시의 기후가 상당히 따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청원 두루봉동굴에서는 많은 꽃가루와 홀씨가 검출되었는데, 꽃가루의 빈도로 보아 9번의 기후변화가 있었음이 관찰된다 이 유적의 꽃가루 가운데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7층(문화층)에서 확인된 진달래과(ERICACEAE)의 꽃가루이다. 진달래는 호산성(好酸姓) 식물인데, 두루봉 주변이 알칼리성 토양인 점과, 굴 입구의 모서리에서만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것은 기후를 나타내주기도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꽃의 아름다움을 알고 있어 집안(동굴)을 꾸미기 위해 일부러 갖다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점에서 두루봉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꽃을 생활화한 ‘꽃을 사랑한 첫 사람들'(the first flower people)이라고 생각된다.

이러한 꽃가루 분석은 계속 이루어져, 상시 1바위그늘유적의 아래층에서는 서늘한 기후였으나, 위층으로 올라오면서 따뜻한 기후로 변한 것을 알게 된다. 수양개유적에서는 대체적으로 강가에 자라는 잡초의 꽃가루가 많으며, 기후는 서늘하고 습기가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창내유적에서는 대체로 따뜻한 기후에서 다소 서늘한 기후로 변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숯 , 씨앗 , 나뭇잎
숯 , 씨앗 , 나뭇잎 숯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살았던 자연환경과 생활상의 복원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다. 숯 분석은 출토상태와 장소에 따라 당시 사람들이 나무를 태워서 땔감이나 음식물 조리 혹은 체온 유지, 밝기 등에 이용했을 것이라는 고고학적 의미와, 나무종을 확인하고 나이테 수와 너비에 의해 당시의 환경과 기후변화를 추정할 수 있게 하는 자연과학적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의 구석기유적에서는 공주 석장리 후기 구석기시대 집터의 화덕자리에서 출토된 숯을 분석한 것이 처음이며, 중부지방에서 분석 보고된 자료는 5개 유적이다. 먼저 두루봉의 새굴에서는 따뜻한 기후에서 잘 자라는 물푸레나무속과 오리나무속이 발견되었으며, 수양개유적에서는 춥고 건조한 데서 자라 성장이 극히 불량한 소나무를 꺾어다 썼음이 밝혀졌다. 구낭굴에서는 2개의 층위에서 숯이 출토되었는데, 서늘한 기후에서 따뜻한 기후로 변화한 것을 알 수 있게 하였다. 중부지방의 선사시대 자연환경을 밝혀주는 또 하나의 자료로는 씨앗을 들 수 있다. 점말 용굴은 3개의 나무열매 껍질과 약 30점의 팽나무 열매 속씨가 출토되어 따뜻한 기후였음을 알려주며, 두루봉 새굴에서 출토된 대마의 씨앗은 더운 기후와 약용으로 사용된 일면을 밝혀주고 있다.

수양개유적의 명아주과, 국화과, 십자화분과 씨앗은 건조한 기후였음을 알려주고 , 아울러 약용으로 쓰였을 것으로 해석된다. 창내유적에서는 탄화된 복숭아 씨앗이 출토되어 식생활에 관한 자료로서뿐만 아니라, 채집한 계절까지도 알수 있어 당시의 자연환경을 밝히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자료들과 함께 나뭇잎도 당시의 자연환경 및 식생활을 밝혀줄 자료로 사용되고 있다. 점말 용굴에서 출토된 나뭇잎은 종청미래와 털생강나무로 밝혀졌다. 자연환경을 밝히는 다른 자료로는 나무화석이 이용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보고된 자료가 없다.

지금까지의 발굴을 통해서 확인된 이 자료들은 당시 구석기인들의 환경을 밝히는 데 중요한 자료로 이용되고 있으며, 그 결과 우리나라 구석기문화 복원 연구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이렇게 중부지방의 구석기시대 환경 연구는 여러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어서, 이것을 기초로 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자료들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의 제4기 자연환경과 기후 복원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를 제시해주는 것으로, 앞으로 연구가 좀더 모아지면 중부지방의 구석기시대 자연환경을 더욱 구체적으로 복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 4기 연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