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월호 청주시민신문> 취재차 옥화자연휴양림을 다녀왔다. 도심에서 불과 40여 분 남짓 달려왔을 뿐인데, 이곳은 완전히 다른 세상이다. 마치 휴양림을 지키는 병정들처럼 곧게 뻗은 나무들이 신선한 피톤치드를 뿜어낸다. 한껏 들이마신 산소가 속세에 찌든 몸속을 정화하는 듯하다. 바람에 실려 오는 싱그러운 흙내음까지 더하니 어느새 마음이 가벼워진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자 지난 3월 초부터 문을 연 트리하우스 ‘빛담’이 보인다. 빛담은 ‘풍경을 비춰 담다’란 의미다.
건물의 한 면엔 2층 높이의 대형 거울이 설치돼있다.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주변 풍경이 노련한 안문가의 춤사위처럼 거울 속에서 일렁거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나 또한 그 일부가 된 느낌을 받았다. 자연과 사람이 만든 인공물의 묘한 연출이었다.
객실은 모두 2개. 내부가 궁금했다. 현관문을 여니 묵직한 나무 향이 코끝을 때린다. 신발을 벗고 2층으로 가는 계단을 오른다. 성인 남성 두 명 정도가 같이 올라갈 수 있는 넓이다. 벽에는 붙잡고 올라갈 수 있는 손잡이가 보인다.
2층 방은 원룸 구조다. 방 가운데 마련된 의자에 앉아 주변을 둘러봤다. 벽 네 면 중 두면은 바깥이 훤히 보이는 통창이다.
통창 너머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작은 새들이 지저귄다. 문득 저 새의 이름이 궁금하다. 이곳에 오니 일상에선 전혀 궁금하지 않을 것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다.
자연을 보며 적당히 따뜻한 햇볕을 쬐고 있으니 마치 욕조에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쉬는듯한 기분이 든다.
이제는 갈 시간이다. ‘다음엔 가족과 오자’며 혼잣말을 했다. 숲길을 걷듯,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