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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호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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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글
독자참여

#밤새 안녕
이장희 (내수읍 · 51세)

무엇을 원망하였는지
밤새 흐느껴 울던 하늘이
새벽아침 구름 수건으로
흐르던 눈물을 닦아내고
서서히 맑은 하루를 시작한다

어떤 사연이 밤새 통곡하며
수많은 이야기와 분노를
표출하며 울부짓더니
어느새 비워진 그 자리를
고요하고 차분한 다짐으로
다시 채우고 힘내자 한다

하늘의 움직임이 그리고
우리네 인생사가 그렇다
좋을 때나 나쁠 때
화날 때나 기쁠 때
이 모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쳇바퀴 돌 듯
윤회한다

낮과 밤이 그리고 계절이
흐르며 시간은 흐른다
밤새 안녕
꿈을 꾸는 듯한 이 순간
잊지 않고 또 다시 시작한다

그 어떤 고통도 지나가고
행복이 다시 올 것임을
마음 깊이 믿어보자
눈을 감고 느껴보면
다시 일어설 수 있음이 확실해

어둠이 지나고 오는 빛
기대와 희망으로 가득 차
하루가 열리고
우린 다시 웃는다
밤새 안녕, 새로운 시작을 향해
기억해, 이 순간을 잊지 말자


#산 새소리
권차순 (수곡동 · 82세)

먼동이 튼다
앞산 이름 모를 산새 두 마리가
우리 테라스에 날아와
물과 모이를 먹으며 분주히 드나 든다

왔다가 돌아가고
하늘로 치솟아 올라갔다가
또 하강을 한다
나 보란 듯 감사의 표현인가
너무나 사랑스럽다

조만간 예쁜 둥지를
마련해 줄 생각이다


# 황혼
김국환 (용정동 · 68세)

햇살은 지친 듯 느리고 기울고
세상은 금빛으로 물든다

바람도 천천히 발길을 옮기고
분주히 달리던 하루가
스스로를 접어
조용히 뒷모습을 남긴다

남겨진 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에 대한 그리움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대한 두려움

붉게 물든 하늘 아래
나는 가만히 서서
지나온 날들을 떠올린다

후회와 그림도 모두
황혼 속에 섞여
금빛이 된다

이별이 아닌 마침표처럼
황혼은 말한다
어느새 벌써 여기까지 왔네

황혼은 어느덧 내 안의 빈자리를
헤집고 들어와
긴 한숨으로 내 마음
깊숙이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나는 안다
끝은 곧, 또 다른
시작이라는 걸


# 청춘
이재혁 (가경동 · 17세)

청춘이라는 단어의 뜻을 아는가
푸를 청자에 봄 춘자를 써서
청춘이라 한다

왜 붉은 꽃내음으로 가득한 봄에
푸를 청자를 쓸까

나는 생각한다
이때만큼은 날 위해
세상이 돌아간다고 생각할 수 있으니까

모두가 비슷하거나
똑같은 색을 띨 때
나 혼자 푸르고 푸를 수 있으니까

날 위해 돌아가 줄 하늘은
내 청춘처럼 푸르다


#낮잠
허길원 (분평동 · 46세)

점심을 마치고
책장을 넘기다
혹은 글 한 줄 적다 멈춘 순간

어제의 땀과 웃음
코트 위 열정이 남은 탓일까
아니면 끝없는 출퇴근의 고단함이
몸 깊숙이 스며든 탓일까

눈꺼풀은 무겁게 내려앉고
나는 잠시 눈을 감는다

알람은 울리지 않았다
고요 속에 잠겨
시간은 이미 점심의 경계를
멀리 벗어나 있었다

뒷목은 뻐근했지만
오늘의 낮잠은 오랜만의 선물

아마도 내 몸이
먼저 나를 부른 것이리라
“잠시 쉬어가라” 속삭이며
낮잠을 권해온 것이리라


#인생
이동렬 (경기 하남시 · 76세)

세월 가는 소리에 어느새 칠십
무심하던 시간은 그리 빠른지
오늘내일 할 일은 남아 있건만
여전히 아쉬움만 쌓여만 가네

좋은 시절 다갔나 잊혀진 날들
사시사철 날마다 살맛나는데
가는세월 그 누가 잡아주리오
오늘도 붙잡으려 안간 힘쓰네

그리웠던 시절도 많았으련만
어느샌가 잊혀져 생각 안 나네
자고나면 그날이 그날 같아도
쌓여가는 아쉬움을 어찌 달래나


#그곳에 가고 싶다
박성규 (가경동 · 68세)

노을을 화폭에 담을 수 있는
둑이 있는 그곳

넓은 들판을 가로하여
삼백 고지가 있어 동틈을 담을 수 있는
노을이 하늘을 벗 삼고
넘실대는 호수가 있어
붉은 덩어리를 빨아드릴 수 있는 그곳

무더울 때 저녁 바람 맞고
아! 시원하다 감탄할 수 있는
아카시아 향으로 흥흥거릴 수 있는
물장구치는데 모래무지가
솜바꼭질 하자 하는 그 모래사장

녹음방초가 노랗게 익어
황금 들녘이라 일컬을 수 있는 그곳

삭풍이 칼바람을 일으킬 적에
남아있는 볏 대공 사이로
눈발이 흩어지는 거기
나는 그곳에 가고 싶어라


#기적
박정아 (오창읍 · 54세)

기적은 언제나 있다
내가 언제나
나의 바람을 믿으면
나의 믿음이
기적을 만든다

기적은 어디에서나 있다
내가 어디에서나
나의 희망을 믿으면
나의 행동이
기적을 만든다

기적은 반드시 있다
내가 반드시
그렇게 될거라고 믿으면
나의 무의식이
기적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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