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준 청주의료원 3내과장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서 사회·가정·생활에 큰 변화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 집에만 있다 보니 살이 확 쪘다는 의미를 담은 ‘확찐자’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유행하는 신조어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코로나19로 체중이 증가하는 분들이 늘어나며, 최근 지방간의 유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방은 우리 몸 곳곳에 존재하며 정상적인 간에도 지방이 5% 정도 있습니다. 간에 침착된 지방이 간 무게의 5% 이상일 때 지방간으로 정의합니다. 간에 축적되는 지방으로는 중성 지방이 있고, 음식물 등을 섭취 시 지방질을 원활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축적됩니다. 이러한 지방간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지방 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드물지 않게 간 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간 경변이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지방간은 가끔씩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이나 둔한 통증이 생길 수 있고, 피로감, 무기력감, 허약, 식욕부진 등 일반적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특징적 증상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대다수 환자들이 지방간 여부를 모르고 계시다가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ALT, AST)의 이상이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CT, MRI 등 영상 검사로 인지하게 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드물지만, 영상 및 혈액 검사로 진단이 애매할 경우 생체 검사와 같은 조직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원인에 따라 지방간은 알코올성과 비알코올성으로 분류되는데 알코올성 같은 경우 과도한 음주가 위험 요인이 될 수 있고, 비알코올성은 과체중, 비만(복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의 요인과 관련이 있습니다. 또한, 드물게 피임약 등 여성호르몬이나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여러 가지 약제를 오래 복용한 사람에게 지방간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방간에서는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합니다. 만약 술이 원인이라면 금주를 하고, 비만이라면 적당한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합니다. 또한, 체중 감량 시 단기간 많은 양을 목표로 두고 진행하게 되면 지방간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기간을 넉넉히 잡고 서서히 체중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더불어 흔히 간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보호제로 알려진 약제도 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구입 및 복용 전 의사와 충분히 상담하고, 매년 정기 건강검진을 받으며 우리 몸속 작은 변화들도 유심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