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커뮤니티 공연리뷰
커뮤니티-공연리뷰 상세보기 - 제목, 작성자, 내용, 파일 제공
제목 <새로운 지평> 공연리뷰
작성자 천지예
내용 나는 2022년 9월 7일 수요일 오후 7시 30분, 청주 아트홀에서 ‘새로운 지평’ 공연을 관람하였다. 내가 이 음악회를 선정한 이유는 한진 예술 감독 겸 상임지휘자께서 이끌고 계신 청주시립 국악단 공연의 정기 연주회였기 때문이다. 나는 국악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작년부터 매 학기 마다 빠짐없이 한진 지휘자님과 청주시립 국악단을 만나왔다. 그래서 내적친밀감이 생기기도 했고, 청주시립 국악단의 공연은 매번 볼 때 마다 이전에 느끼지 못했던 국악의 매력과 새로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 역시 기대를 안고 보러 가게 되었다.

본 공연장의 전경은 청주시립국악단과 뒤이어 나올 청주시립 합창단이 함께 무대를 서도 좁지 않을 만큼의 안성맞춤인 공간이었다. 그리고 관람인원은 청주아트홀의 1층과 2층이 거의 가득 찬 정도였다.

공연은 6가지였고, 그 중에서 나는 ‘달항아리’, ‘시간의 물결’, ‘열풍’이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달항아리’라는 곡은 첫 번째 곡으로 시작하여 공연의 막을 올리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 처음 지휘에 맞춰 피리와 윈드벨이 나오면서 시작한 소리는 아주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마치 나비가 날아다니는 듯한 조용하면서도 평화로운 느낌이었다. 그러다 모든 관현타 악기가 동시에 팡! 나오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고, 이전까지 조용하고 감미로웠던 소리와 달리 관현악의 웅장함이 어우러지면서 점점 갈수록 폭풍전야 같은 느낌을 주었다. 가야금, 거문고, 해금, 아쟁, 대금, 소금, 피리, 플롯...등등 많은 관현악기의 풍성한 울림은 정말 소름 돋게 만들었다. 관객이 이렇게 소름 돋을 것을 알았는지 점점 더 세차게 휘몰아치는 연주 소리는 공연장을 가득 채워 심장이 두근두근 했다. 그리고 마지막엔 절도 있게 마무리하여 앞으로도 계속 될 공연의 중심을 잡아주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첫 번째 곡부터 풍요롭고 여유로우면서도 뒤이어 나온 생동감 넘치고 흥겨운 소리들로 인하여 ‘달항아리’라는 곡의 매력에 흠뻑 빠져버렸다.

두 번째는 거문고 협주곡인 ‘시간의 물결’이라는 곡으로, 관현악단에 거문고 독주가 어떻게 어우러질지 기대가 되었다. 곡의 시작은 제목이 ‘시간의 물결’인 것처럼 파도의 물결이 잔잔하게 일렁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그래서 바닷가의 모습을 연상케 하여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그 후에 파도의 물결이 지면과 맞닿으면 점점 세지 듯이 팀파니와 함께 관현악의 소리는 파도의 물결을 힘차게 몰아치면서 오는 것 같았다. 그러다 거문고 독주가 딱 들어오자 다시 잔잔한 바다물결이 된 것 같았다. 하지만 잔잔한 바다물결이라고 결코 무른 것이 아니었다. 바다는 보기엔 잔잔하지만 그 안의 수압이 엄청 난 것처럼 거문고의 독주 역시 파도의 세기만큼이나 소리의 힘이 넘쳤고, 연주자가 힘껏 뽐내는 거문고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곡의 중간에 분위기가 바뀔 때는 피리 소리가 돋보이면서 자연스럽게 음색이 마음속에 흘러들어왔다. 그러다 또 점점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거문고와 관현악단이 소리를 주고받을 땐 마치 맹수처럼 싸우는 느낌이 들었다. 아마 가장 투박하지 않으면서 가장 세련된 싸움을 음악으로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열풍’은 태평소보다 길이가 긴 북한의 개량악기 장새납 협주곡이었다. 처음에 연주자님의 악기를 봤을 땐 태평소와 나발 등 여러 종류의 악기가 섞여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태평소와 비슷하게 소리가 나겠거니 싶었는데 갈수록 곡의 템포가 점점 빨라질 때 그 속도를 장새납이 기계적으로 현란한 기교와 함께 따라가고 있었다. 정말 음색은 태평소보다 더 풍성했고, 그 앙칼진 소리는 귀와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함을 선사했다. 하지만 앙칼진 소리 이면에 있는 청아하고 깨끗한 소리는 분위기를 맑고 평화롭게 만들어 주어서 관현악과 어우러지는 소리는 더욱 조화로웠다. 그리고 곡이 점점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을 때 관현악단의 연주가 서서히 멈추고 그의 소리에만 집중시킬 수 있게 해주었다. 이때 연주자님께서 한 호흡으로만 장새납을 쭉 부시는 기교를 보여주실 때 정말 모두가 숨죽여 보았을 것이다. 보는 사람이 더 긴장되고 숨 막히는 느낌이었고, 정말 ’소리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폐활량이 진짜 대단하시고 숨이 차서 소리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마지막까지 현란하게 손가락을 움직여 음을 만들어 내는 것 역시 놀라웠다. 정말 장새납 연주자의 1인자라고 할 수 있었다.

공연을 다 보고나서는 벌써 끝난 아쉬움만이 가득하였다. 그만큼 알차게 구성된 공연프로그램들 덕분에 나의 문화·예술적 소양이 한 층 더 두터워진 기분이었다. 공연의 시작은 다가오는 추석 명절처럼 다채롭고 풍요로운 느낌을 음악으로 물씬 느낄 수 있게 해주었고, 공연이 끝날 무렵에는 존경과 감사한 마음으로 연주가들의 열정에 끝없는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 공연을 보고 난 후에 난 미래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국악은 무조건 지루해!”가 아니라 본 공연처럼 함께 즐기고, 국·서양악기가 함께 어우러진 소리도 들려주고, 그 속에서 우리나라의 흥과 멋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알려 주고 싶다. 그리고 수업여건이 된다면 함께 공연장을 가서 그 순간 그들의 땀과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적으로 다가가고 싶다. 거듭해서 예술의 힘, 음악의 힘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도록 하고, 우리의 음악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할 수 있도록 교육할 것이라 다짐한다.

마지막으로 다시한번 아름다운 국악의 세계를 보여준 모든 청주시립국악단원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파일
이전,다음보기
이전글 청주시립국악단 128회 정기연주회 <새로운 지평> 리뷰
다음글 청주시립국악단 새로운 지평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