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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청주시립국악단 K-소리콘서트 <조선 팝 익스프레스> 관람 후기
작성자 손민서
내용 공연일로부터 1주일 전쯤에 지인으로부터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청주시립국악단이 주관하는 공연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공연이 우리 음악인 국악만을 다루는 공연이 아니라 국악과 함께 팝이 가미되어 조금은 더 흥겹고, 가볍게, 그리고 새로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라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공연을 비롯한 문화생활에 제한이 많아서 힘들었는데, 이번에 거리두기가 완화된 만큼 이 기회로 지난 시간 동안 고생했던 스스로에게 따스한 활기를 불어주고자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습니다.

공연장 외부는 국악과 어울리게 전통한옥과 비슷한 모양을 갖고 있었고, 밤에는 조명이 빛나 더 아름다웠습니다. 내부는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2층에서 공연을 관람하게 되었는데 넓고 탁 트여서 무대와 스크린이 한눈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공연장에는 공연을 보러 발걸음을 한 사람들이 많아 북적거렸고, 공연장이 컸는데도 불구하고 2층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하나 둘 자리를 메꾸며 공연을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최소 500명은 되어 보이는 사람들이 함께 공연을 관람했습니다.

시작을 알리는 징 소리가 울리며 조명이 어두워졌고, 시립국악단이 등장하며 자리에 앉았을 때 가야금, 거문고, 아쟁, 해금, 대금, 소금 등 수많은 국악기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첫 곡은 민요 산책이었습니다. 제목 이름 그대로 민요를 들으며 활기차게 산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음악이었는데 듣다 보니 강원도 아리랑, 강강술래, 쾌지나칭칭나네 등 익숙히 알고 있는 선율이 귀에 들려 반가움 그리고 흥겨움을 느끼며 팸플릿을 펼쳐보게 되었습니다. 느낀 바와 같이 민요 산책은 전국 각지의 주요 민요들을 산책하며 노닐 듯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관현악곡이었고, 늴리리야를 포함하여 익숙한 선율들이 섞여가며 연주되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대금의 연주가 강조되네! 되게 산뜻하고 시원한 바람 같은 소리가 난다.’ 하며 소리에 집중하게 되었고, 어떤 곡의 멜로디에서 어떤 곡의 멜로디로 바뀌는지 나도 모르게 바뀌는 부분에 집중하며 듣다 보니 지루함 없이 재밌고도 풍부한 연주였습니다. 마치 민요와 함께 시원한 바람이 부는 꽃밭을 지나면서 산책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두 번째 곡은 동부민요의 대표곡인 상주 아리랑이 연주되었고, 소리는 신동재 분이 맡으셨습니다. 익숙하다 싶었는데 국악경연 대회 외에도 우리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노래 관련 TV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력이 있는 분이셨습니다. 상주 아리랑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강점기로, 토지를 빼앗긴 조선 민중의 고난을 표현한 곡인데, 낮고 잔잔한 선율로 느리게 읊조리듯 부르다가도 고조되어 애절하게 비통하게 부르는 소리에 빠져들어 몰입하며 듣게 되었습니다.
옛 정서를 그대로 풀어내며 한을 쏟아내는 듯한 소리를 이어나간다고 느끼게 되는 소리였고,
악기는 해금과 대금 그리고 아쟁의 선율이 강조되며 한층 더 깊어지며 고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세 번째 곡은 원곡 god의 ‘어머님께’를 어머니에 대한 자전적 이야기로 창을 지어내어 감동을 표현한 곡이었습니다. 소리를 시작하기 전에 소리꾼이 자기는 한 번도 공연을 할 때 어머니를 모셨던 적이 없는데 오늘은 관객석에 계신다고, 떨리지만 잘 불러보겠다고 말하는 모습이 뭉클했고 감동이었습니다. 어머니에 대한 마음이 잘 드러나는 가사와 함께 이입해서 그런지 공연장의 분위기도 더욱 애틋하고 따뜻한 것 같았고, 유난이고 주책이라고 느낄 수 있겠지만 공연이 끝난 후 우리 부모님에게도 안부 전화를 드려야겠다는 마음이 들 정도로 좋고 평온한 연주였습니다. 우리 전통 국악 음악이 아닌 말 그대로 팝 다시 말해 대중가요를 퓨전 시켜서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 된 것이 감상하기에 새롭기도 했고, 국악을 깊이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감상하기에 편하다고 느꼈습니다.

또 인상 깊었던 곡은 다섯 번째 곡인 ‘와’였습니다.
이 곡은 원곡 이정현의 ‘와’를 춘향전의 변학도 시점으로 재해석한 곡으로 가야금 병창과 국악관현악 연주가 돋보이는 곡입니다. 가야금 병창은 임재현이 진행하였는데 옷차림과 등장 후 관객에게 본인을 소개하는 말, 그리고 시작 전 멘트들이 유쾌하며 거침없고 당당함이 물씬 풍겼습니다. 무대를 기준으로 조금 더 앞부분에 가야금 한 대와 그 자리에서 요구한 해금 연주자가 자리를 잡았고 공연은 시작되었습니다. 해금의 선율도 잘 들렸고 듣다가 긴장감이 고조되는 부분에 영화 007의 테마곡 멜로디가 흘러나와 더욱 흥미로웠습니다. 혹시 원곡의 센세이션 했던 느낌이 공연에도 나타날까 궁금했는데 병창자가 제자리에 서지 않고 무대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와일드하게 부르는 것이 이전에 봐왔던 공연과는 다른 것 같아 인상 깊었습니다.

이번 공연을 감상하면서 평소에 접근하기에 장벽이 조금 높고, 지루함이 클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국악 공연이 흥겹고, 애절하고, 재미있는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진 음악이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국악 독주회가 아닌 여러 국악기가 함께 연주되는 공연이라 더 흥겹고, 다양한 국악기의 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 한국의 음악, 국악은 소중합니다. 요즘 열풍인 한류 가요도 정말 좋지만 사소하고도 당연한 우리의 것 국악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소중함을 깨닫고 음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국악이 더욱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악 연주자만 있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좋아해 주고 함께 향유해 주는 많은 사람들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부심을 갖고 관심을 주면서 k-pop 한류 열풍 외에 전통적인 부분에서도 한국과 국악을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때가 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학생들에게도 클래식 음악과 더불어서 우리 국악의 매력을 일찍부터 알릴 수 있는 교육과정의 비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좋은 공연이었고, 다음에도 지인들과 국악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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