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당음비사(棠陰比事)"는 일종의 재판판례집 또는 소송기록집이다. 이 책은 송(宋)나라 계만영(桂萬榮)이 당대의 재판 기록을 묶어 1207년 편찬한 후, 원(元)나라 전택(田澤)이 1308년 교정하여 간행하였다. 144건의 소송 관련 사례를 분석하여 72편으로 분류하고, 쉽게 읽히기 위해 운문(韻文) 형식으로 정리하였다. 조선에는 1539년(중종 34) 왕의 명령으로 간행한 사실이 "중종실록"에 실려 있다.
청주고인쇄박물관에 소장된 『당음비사』는 3권 1책(98장)으로 전체 크기는 33.9×21.9㎝이며, 금속활자인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로 간행된 책이다.
책의 내지에는 가정 19년 4월 좌부승지左副承旨 한韓의 수결이 있는 내사기內賜記가 있는데 “嘉靖 十九年 四月日 內賜兵曹佐郞 □仲樑 棠陰比事 一件 命除謝가정 십구년 사월일 내사병조좌낭 □중양 당음비사 일건 명제사”라 하여 책을 받은 사람이 ‘□仲樑’ 곧 명종대의 문신인 이중량(李仲樑, 1504∼1582)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인쇄문화사는 물론 정치 제도 및 사회사를 살필 수 있는 중요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