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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쉽게 즐기는‘생활예술의 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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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는 예술이다. 모름지기 혼(魂)과 미(美)를 발현하는 창조적 행위다. 그 내면에는 정서적 감동과 범인(凡人)들이 접근할 수 없는 ‘사유(思惟)의 유희 (遊戱)’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예술은 전문가적 영역으로 보통사람들의 일상적 감상과 접촉에 인색 하다. 공예도 분명 예술의 범주지만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순수예술과는 궤를 달리한 다. 일상에서 쉽게 접하고 느끼며,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는 생활예술인 연유다. 공 예가 예술이면서도 우리에게 친숙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이런 공예만의 친화성 (親和性) 때문이다. 공예와 인간의 간극을 더욱 좁히는 공간인 한국공예관(청주시 흥덕구 운천동 875·☏043-268-0255)은 요즘 사람들로 북적인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의 정신을 근간으로 전략적 문화산업기지를 표방하며 지 난 2001년 9월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500평 규모로 태동한 한국공예관은 개 관 초기, 당초 기대와는 달리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 ‘도심 속 오지’였다. 지역공예인들조차 찾지 않을 만큼 철저한 외면과 소외의 대상으로 전락한 채 한국공예관은 ‘거대한 관(棺)’이란 조롱마저 감수해야만 했다. 그런 한국공예관이 생명력을 되찾으면서 개관 3년만에 비로소 이름에 걸맞는 공예문화의 마당으로 거듭나고 있다. 사람을 흡입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와 이벤트를 마련, 연일 관람객들의 열기로 가득하다. 공예관에 들어서면 우선 청명한 향과 함께 세심(洗心)의 기운을 맛볼 수 있는 전통 다도가 손님을 맞는다. 차 한 잔의 그윽한 맛과 향을 음미하다보면 어느새 일상에 찌든 고단함을 잊게 된다. 문화공간과 함께 고객의 눈길을 끄는 것은 다양한 문화상품이 전시·판매되고 있는 아트숍. 직지넥타이에서부터 열쇠고리, 스카프, 보석함, 다기세트 등 300여종이 넘는 가지각색의 선물용품과 생활용품은 갖고 싶은 욕망을 부추긴다. 아트숍의 한달 평균 매출액은 700여만원 정도. 올들어선 5월 이후 매달 2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공예관은 모두 100여종의 문화상품을 자체 개발,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공예상품의 대중화를 이끌어 간다. 2·3층은 각종 전시공간. 지난 5월 조선시대 일본으로 건너간 국보급 찻사발 50 여점을 공개하며 ‘5백년만의 귀향’이란 주제로 열린 조선 찻사발 특별전은 전국 적인 관심을 모으며 두 달여 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도예가 양승호씨와 부인인 무용가 최화정씨가 함께 벌린 도예퍼포먼스형 전시 ‘양승호 도예전’엔 열흘동안 3천여명이 다녀갈 정도로 호 응이 높았다. 이처럼 눈길을 끄는 이색적인 전시와 수준높은 공예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이 어지면서 최근 4개월간 한국공예관 관람객수가 2만6천여명에 달해 지난해 같 은 기간에 비해 무려 250%의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국공예관이 지역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 는 다양한 강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 한국공예관이 운영하는 공예아카데미는 도자 한지 천연염색 등 각종 공예분야 를 전문가의 체계적인 지도로 10주 과정으로 진행된다.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공예작품을 손수 만들어보는 재미와 보람이 그만이다. 수강생들의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지하 70평을 도자체험장으로 꾸미고 강좌 도 8개로 늘렸다. 또 하나 한국공예관이 정성을 들이는 것은 청소년과 소외계층의 문화 향유다. 각종 체험활동을 통해 청소년들의 공예에 대한 이해와 참여를 유도하고, 복지 시설 수용생 등 사회로부터 소외된 계층을 초청,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 다. 예술의 벽을 허물어 기꺼이 공예문화산업의 ‘난장(亂場)’이 되기를 소망한 한국 공예관. 그 곳엔 열정과 감동과 아름다움이 있어 좋다. 그 속에 함께 하고픈 충동이 솟 구친다. 강태경 기자 precandy@hvnew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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