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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판 위에 노닐다> 감상 후기
작성자 정현준
내용 이번 공연을 감상하겠다고 마음 먹은 계기는 우리가 기존에 알던 국악과는 다른 느낌인 퓨전 국악이라고 홍보한 점이 매우 컸었다. 흔히들 생각하는 국악은 따분하고 어려운 느낌이라고 생각했는데, 현대 악기랑 동시에 나오며 악곡 또한 기존의 국악곡에 일반인도 알만한 가요를 일부 채용했다고 하여 더욱 기대감이 컸다.

공연에서 두가지 곡이 인상 깊었는데, 하나는 판소리 소리꾼인 유태평양씨가 부른 풍문으로 들었소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는 악곡인 풍문으로 들었소를 판소리 춘향가의 암행어사 출도 대목과 퓨전을 하여 공연을 했는데, 가사랑 노래가 어쩜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는지 감탄을 하게 되었다. 이몽룡이 춘향이가 잡혀있다는 그 말을 들었을 때 느끼는 가슴 아픈 심정이 풍문으로 들었소의 가사랑 정확하게 얽혀서 판소리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 마음이 진정으로 전해지는 것이 정말로 매력적이었다.

두번째로 매력적인 곡은 동양고주파의 모듬북 협주곡 Heart of Storm 이었는데, 청주시립국악단의 반주와 함께 양금, 퍼커션, 베이스 3인조의 동양고주파가 연주한 이 곡은 그야말로 조선을 배경으로 한 심오한 작품에 어울릴 만한 음악이었다. 특히 양금의 연주가 생각에 남는데, 양금을 굉장히 강렬하면서 빠르게 연주하니 마치 강력한 존재가 주인공 일행을 꺾으려고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번 공연은 정말로 만족스러운 국악 공연 중 하나였다. 국악적 색채가 강하게 들어나면서 현대인들한테 익숙한 서양 음계를 동시에 사용한 점이 국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한테도 부담이 덜 하게 만든 것은 국악이 기존의 자리에 멈추어 있지 않고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이게 과연 국악일까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안 그래도 점점 국악의 관심이나 입지가 좁아져 가는 판국에 많은 사람들한테 국악의 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면 국악 또한 변화해야 한다라는 사실을 알려준 점이 국악의 교육적 의미임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즐거우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만든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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