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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국악관현악단 제5회정기연주회
하늘빛소리-다섯번째 이야기
*초대의글-민화국악관현악단 단장 노부영*
전통문화에 대하여 이야기 할 때.
우리는 여백의 아름다움을 자주 인용하곤 합니다.
여백의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그 아름다움 뿐 아니라
우리 선인들이 추구했던 지고의 경지. 이상향을 말합니다.
허나. 여백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려면.
가득 채워보지 않고는 진정 이해했다 할 수 없습니다.
즉. 여백의 아름다움 그 자체를 공부하는 것이 아니고.
채우고. 채우며. 덜어내는 과정을 공부하는 것이죠.
우리는 형식속에 자신을 맡기기도 하고.
때론 굴레속에서 버거워하기도 하고.
자유로움의 바다에서 헤매기도 하고.
또 다른 형식속에 들어가 보기도 하는.
과정의 반복 속에 있습니다.
하여. 또 달라진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과정에 몰두함이 없으면 진정한 아름다움을 얻을 수 없겠죠.
이는 최고가 되고자함도 아니요.
부귀를 원함도 아닙니다.
소박한 이상향을 이루어 나가는.
작고 숭고한 삶이고.
이것이 곧. 음악가의 가장 원대한 꿈입니다.
오늘 연주회도 그 과정의 성의 있는 매듭입니다.
.공연일시: 2006년 7월5일 수요일 오후 7시30분
.공연장소: 국립국악원우면당
.주최: 민화국악관현악단
.후원: 2006년 서울시 무대공연 제작지원 선정공연
서울특별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재)서울문화재단
.관람료: 전석초대
.공연문의: 02)3473-1244
1.농(弄) 초연/장순혁작곡
2.아리수 초연/정동희작곡 나레이션.한승용
3.소프라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시가삼수(時歌三首)
작곡/강준일 소프라노.김경희
4.꽃빛.귀천 초연/노부영작곡 강은구편곡
작시.천상병 노래.노부영
5.월산리(月山里) 초연/강은구작곡
.지휘-장순혁
.협연-소프라노/ 김경희 노래/ 노부영
.사회-윤서연
.나레이션-한승용
*프로그램해설
1.농(弄) 초연/장순혁작곡
우리음악에 있어서 각 음은 각기 다른 역할과 색깔을 갖고 생겨났다고 본다.
처음부터 떠는 음. 취한 듯 흘려지는 음. 달빛에 심취한 듯 바라보는 음. 앞뒤 안보고 당당히 앞으로만 가는 음. 그 음 옆에 끈적거리며 항상 함께 하는 음. 소신을 갖고 천천히 가는 음. 등등등...
弄의 사전적 의미는 ‘희롱하다. 가지고 놀다. 제 맘대로 하다’ 이다.
音을 희롱하고 싶다. 그 음을 내 맘대로 하고 싶다. 언젠가는......
2.아리수 초연/정동희작곡 나레이션.한승용
삼국시대초기에는 한강을 아리수라 불렀다.
이곡은 천년생명의 역사가 흐르는 한강의 모습과 새천년을 잉태하는 한강의 모습을 담고 있는데 a b a의 단악장 형식으로 반복되는 마지막 a부분에 나래이션이 첨가된다.
3.소프라노와 국악관현악을 위한 시가삼수(時歌三首)
작곡/강준일 소프라노.김경희
서양음악풍의 예술가곡을 국악기와 연주하게 된다는 시도가 그리 이상스러울 것이 없으리라 기대하며 이 작품을 만들어 보았다.
요즘 언어와 시대감각에 맞도록 만드는 것은 당연한 작업이겠지만. 이를 옛 악기와 함께 어우러지게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래도 연주자들에게 조금은 무리한 기술을 요청하지 않을 수 없다.그렇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서 우리의 옛 악기들도 조금씩 시대 흐름에 적응해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윤동주의 시어는 그의 높은 정신에 비해서 다소 세련되지 못한 점이 발견된다. 이는 아마도 이십대를 다 채우기 전에 세상을 떠난 그의 위대함으로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의 영혼은 힘 있고 아름다우며 감동적이다. 조금이라도 그의 고귀하고 드높은 정신이 나의 음악 속에 살아나길 기도하는 마음이다.
4.꽃빛.귀천 초연/노부영작곡 강은구편곡
작시.천상병 노래.노부영
꽃빛 / 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꽃빛아래 놓으니
꽃빛 그늘 앉아 아롱집니다
며칠 전 간
비원에서 본
그 꽃빛생각 절로 납니다
그 밝음과 그늘이
열렬히 사랑하고 있습니다!
내 손바닥 위에서
귀천/천상병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5.월산리(月山里) 초연/강은구작곡
아헤아헤
오늘은 가다 여기서 놀고
내일은 가다가 저기서 놀고
얼싸 절싸
놀러나 가세 놀러나 가요
월산리 땅으로 놀러나 가세
바쁜 세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한 조각 바램을 꿈꾸어 본다
세상속의 우리의 모습을 1악장에.
동화되어가는 모습을 2악장에.
잊었던 한 조각 바램을 찾아 떠나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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