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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71회 정기연주회 감상후...
작성자 anonymous
내용 예술의 전당 앞… 예상 외로 무척 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나이층도 어린 아이에서부터.초.중.고등학생. 우리또래로 보이는 사람들. 아저씨.아줌마. 심지어 나이가 지긋이 들어보이시던 노부부들 까지도… 이윽고 7시가 되자 연주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박수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맨 앞에는 역시 대장인 지휘자와 처음엔 팜플렛을 받지 못해서 알지 못했지만. 너무 멋졌던 첼리스트 양성원씨가 자리했다. 약간의 조율을 거친 후 연주가 시작되었다. 먼저 연주되는 곡은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b단조 op.104 였다. 1악장의 처음에는 다소 차분하고 조용한듯한 시작인가 했더니 점점 선율이 웅장해졌다. 첼로 협주곡이라서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첼리스트가 가장 인상깊었다. 정말 멋진 모습 이었다. 자신의 연주에 도취되어 있는 듯한 모습... 그 어떤 사람들 보다 강렬한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 2악장에서는 1악장에 비해 차분한 느낌의 소절이 많아서 였는지. 옆의 친구가 살짝 조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연주중의 연주자들의 모습을 주의깊게 관찰해보니. 자신의 파트가 아닐 때에 취하는 행동들도 가지각색이었다. 살짝 눈웃음을 교환하던 연주자. 관객중에서 누군가를 찾는 양 관객석을 훑어보던 연주자. 심호흡을 하면서 자신의 파트를 기다리는 듯한 연주자. 무표정히 악보만을 바라보던 연주자. 자신의 다음 파트를 연습해 보는 듯 손을 이리저리 놀려보는 연주자. 연주를 하면서 마치 연주 그 자체를 음미하는 듯 미소를 짓고 눈을 감은 연주자. 심지어 입술을 빼쭉 내밀고 왜 내 차례가 아니냐는 듯한 재미있는 표정을 짓던 연주자 까지…. 각자 행동.표정은 달랐지만 자신의 파트가 되면 열정적으로 연주를 하던 연주자들이었다. 시각적으로 가장 눈에 띄는 자리여서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첼로 협주곡이라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지휘자 보다 오히려 첼리스트가 자신이 만들어내는 선율로 다른 연주자들을 이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3악장은 경쾌한 시작이었다. 역시 점차 웅장한 느낌으로 이어졌고. 특히 오른쪽 뒤에서 간헐적으로 울리던. 트라이앵글 같이 생긴(멀어서 자세히는 보지 못했습니다.) 매우 쾌청하고 맑은 소리를 내던 타악기가 곡의 전체적 느낌에 경쾌함을 더해주는 조미료 역할을 하는 듯했다. 협주곡이 3악장까지 모두 연주를 마친 후 터져나오는 우레와 같은 환호성과 박수갈채에 웬지 모르게 내게 소름이 돋았다. 내가 이정도인데 직접 연주를 하고 환호와 박수를 받는 저 연주자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감히 나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것일지도 모른다. 오직 연주자들만이 그 감동을 알 수 있으리라… 박수갈채가 그칠 생각을 하지않고 계속 이어지자 첼리스트와 지휘자가 연주자 모두를 일어나게 하여. 마치 ‘나 뿐만 아니라. 이들 모두의 연주이다. 이들에게 감사한다’는 듯한 제스츄어에는 가슴속에 작은 감동마저 일었다. 원래 순서에는 없었던 듯한 첼리스트의 독주는 박수에 화답하는 모습인 듯 했다. 너무 멋지신 분이었다. 약간의 휴식시간을 갖고 이어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 5번 e단조 op.64 가 연주되었다. 1악장은 전체적으로 바이올린 선율이 매우 인상깊었다. 점차 긴장이 고조되는 듯한 반복되는 전개는 누군가를 쫓는 듯한 느낌도 받았다. 2악장은 다소 슬픈 느낌이었다. 3악장은 밝은 느낌으로 시작하여 중간의 현을 살짝살짝 튕기는 듯한 연주가. 마치 피아노의 스타카토 같은 소리가 느낌이 좋았다. 4악장은 이전의 곡들과 다르게 장엄한 느낌이었다. 역시 중간중간에 바이올린 스타카토(?)가 느낌이 좋았다. 연주가 끝나고 역시 터져나오는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와 환호성… 이번에는 준비해 온 듯한 짧은 연주 ‘요한 스트라우스의 피치카토’ 가 연주되었다. 특이하게 바이올린을 손으로 뜯으며 연주하는 모습이 마치 가야금을 퉁기는 듯 했다. 바이올린을 저런 식으로도 연주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아까 드보르작 첼로 협주곡 3악장에서 간헐적으로 울리던 경쾌하고 맑은 느낌의 소리와 어우러져 마치 수면위를 통통 튀어가는 듯한 기분좋고 아기자기한 느낌의 좋은 연주였다. 연주가 모두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 연주회에 오기 전의 짜증섞인 마음은 어느새 모두 날아가버리고. 작은 감동과 웬지 모를듯한 기분좋은 느낌이 마음속에 남아 있었다. 비록. 2시간이었지만. 맨날 머리식힌다고 가는 PC방 2시간보다 훨씬 가치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 음악회는 클래식의 ‘ㅋ’자도 모르던 무지한 나. 클래식은 일부 잘난사람들의 취미생활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생각을 180도 바꿔주는 계기를 만들어 줬다. 앞으로 기회가 되면 PC방 갈 돈을 조금 아껴서 차라리 이러한 음악회에 와서 마음과 감성을 풍부하게 하리라고 마음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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