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의 인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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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판의 인출

목판제작이 완료되어 인출하기 위해서는 종이와 먹물 및 인쇄도구가 마련되어야 한다. 종이는 우리나라의 한지를 사용하고 먹은 색이 진하고 선명한 송연먹을 주로 사용한다. 인쇄용 먹물은 먹을 분쇄하여 물에 섞어 풀어지게 한 다음 먹물 그릇에 담아두고 인쇄할 때에 알코올성 물질을 섞어서 사용한다.

술 또는 알코올성 물질을 섞는 것은 먹물이 고루 스며들게 하고 증발을 빠르게 하여 번짐을 방지하고 아교(阿膠)의 응결을 촉진시켜 윤기가 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 외에 목판인쇄 용구로는 먹솔, 먹비, 말총, 인체(印 ) 등을 비롯하여 기름이나 밀랍, 먹판(墨版), 먹물그릇 등을 준비해야 한다.

인체는 사람의 머리털을 뭉친 털뭉치로 먹을 판면에 바른 다음 종이를 엎고 그 위를 문지르는데 사용된다. 인체를 사용할 때 쇠기름이나 돼지기름을 묻혀 목판의 종이 위를 문지르면 손쉽게 된다. 쇠기름이나 돼지기름에 문질러서 사용하는 것은 지면과 인체가 붙어서 종이를 부풀게 하지 않고 인체에 묻은 기름이 글자의 배면에 묻어서 먹물의 확산과 부식을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판 준비

목판제작이 완료되면 찍고자 하는 목판의 글자가 위로 향하도록 평평하게 놓는다.

먹물 칠하기

먹솔이나 먹비로 목판에 먹물을 골고루 칠한다. 목판인쇄에는 목판에 잘 묻고 인쇄가 잘 될 수 있는 송연먹을 사용한다.

초벌 인출하기

목판에 먹물을 고루 칠한 다음 목판 위에 종이를 놓고 말총이나 털뭉치 등으로 만든 인체(印 )로 고루 문질러 초벌을 인출해 낸다. 이와 같이 인출을 맡은 직책을 예전에는 인출장(印出匠)이라 하였다. 종이는 약간 축여서 습기가 가시면 두 사람이 종이를 판판하게 잡아당겨 인출면에 구김살이 없도록 붙여야 한다.

교정하기

초벌로 인출을 해내면 주색(朱色)이나 남색(藍色)으로 잘못된 글자, 너무 희미하거나 진한 글자 등을 교정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교정이 끝나고 나면, 교정자(校正者)가 서명을 하였다. 이때 인출작업의 감독을 맡은 직책을 감인관(監印官)이라 하였으며, 본문의 교정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감교관(監校官)이 졌다.

인출하기

계획이나 수요에 따라 필요한 부수대로 인출해 낸다.

목판의 보관

목판으로 간행을 끝낸 후에는 목판의 보관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에서는 매번 간행이 끝나고 목판을 깨끗이 씻어서 말린 다음 나무상자에 보관하거나 높은 누각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완결(刓缺)이 없다고 하였다.

재조대장경판이 750여년 동안이나 온전하게 보존되어 온 것은 경판의 안정성 외에 경판에 옻칠을 하거나 환풍, 습도, 온도 등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는 독특한 장경각의 위치와 경판의 배열 등은 물론 간행후에 경판을 깨끗이 닦는 등 목판보존을 위한 각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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