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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國寶 대이동 내용, 파일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제목 [만물상];國寶 대이동
내용 6·25 전쟁 중인 1950년 9월 서울 성북동에 있는 국내 최고의 문화재 수집가 간 송 전형필씨 댁. 총을 든 북한군 병사의 감시를 받으며
두 명의 국립박물관 직 원이 유물들을 포장하고 있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유엔군이 서울 문턱에까지 닥쳐오자 남한의 문화재들을 모두 싸갖고
퇴각하기 위해서였다. 경복궁에 있 는 국립박물관의 유물들은 이미 포장이 끝난 상태였다. 간송 것만 작업이 완료 되면 언제든 출발해야 하는
다급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박물관 직원들은 고려청자를 쌌다가는 크기를 재지 않았다며 다시 풀 었다가 싸곤 했다. 또 회화는 습기가 안 들도록
싸야 한다느니, 불상은 머리부 분이 약하므로 특히 조심해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작업에 늑장을 부렸다. 3일 동안 겨우 5개를 싸자,
이번엔 궤짝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무를 구 하랴 목수를 찾으랴 하는 사이 때는 이미 늦었다. 9월 28일 국군이 서울을 수복 하자
북한군은 박물관과 간송의 유물들을 모두 팽개치고 도망갈 수밖에 없었 다. 초대 국립 중앙박물관장을 지낸 고(故) 김재원 박사의 회고록 ‘경복궁
야화 (夜話)’에 나오는 이야기다. ▶이처럼 아슬아슬한 위기를 넘기며 살아남은 국립 중앙박물관의 귀중한 문화 유산들이 대이동을 시작했다.
국보·보물만 396점, 모두 합해 9만9622점의 박물 관 소장품들이 내년 10월 개관할 용산의 새 집으로 이사가는 것이다. 5t 트럭
490여대가 동원되는 이 사상 최대의 문화재 이송 작전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 는 것은 역시 유물의 안전 문제다. ▶문화재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운송 수단이 덜컹거리거나 혹한 혹서에 시달린 다면 상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나라를 찾은 렘브란트나 샤갈, 피카소의 작품 들은 비행기
비즈니스 클래스를 타고 와, 공항에서는 현지 적응을 위해 24시간 후 개봉되는 예우를 받았다. 이번 중앙박물관 이사에서 포장작업을 전담할 김
흥식 학예연구관은 25년 동안 유물 포장만을 맡아온 베테랑. 그는 19일 시연회 에서 금동미륵보살반가상(국보 78호)을 포장하며, 맨 먼저
유물 표면 보호를 위해 중성(中性) 한지로 싸고, 충격 흡수를 위해 솜포를 덧입히는 등 4단계의 지극 정성스런 과정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아무리 포장을 잘한다 해도 문화재 입장에선 환경 좋은 곳에 터잡고 오래 살기를 가장 원할 게 틀림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생긴 이래 이 귀중한
유 물들이 60년도 안돼 7번째 이사를 한다는 건 우리가 그만큼 동란의 시대를 살 았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 국보들의 이사가 이번이
마지막이길. 김태익논설위원 ti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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