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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시립무용단의‘천년의 숨’- 장 광 열 <무용평론가·한국춤정책연구소장>
직업무용단은 매년 고정 예산이 편성되고. 일정한 숫자의 훈련된 무용수들을 확보하고 있으며. 전용 극장과 무대 기술 스태프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춤계의 기대치가 그 만큼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시립무용단 체제로 운영되는 단체의 경우 계층별. 연령별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춘 공연 기획. 향토적인 소재의 발굴. 그리고 창작작업에서의 예술성과 대중성 추구 등 다양한 요구들을 수용해야만 한다.
청주시립무용단의 최근 행보는 그런 점에서 전국의 직업무용단 중에서 가장 주목할 만하다.
청주시립무용단의 상임 안무가 박재희는 이 무용단의 지속적인 성장 뿐 아니라 이 지역의 춤 대중화에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청주시립무용단 부임 후 보여준 그의 안무 작품들은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내는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청주시립무용단의 창작 작업은 현대적인 감각의 색채 뿐만 아니라 전통에 기반을 둔 재창작의 성격을 갖는 등 그 다양성과 함께 ‘동화속으로의 여행’ ‘크리스마스 환타지’ 등 청소년과 가족들을 겨냥한 대중적 눈높이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뿌리 깊은 우리춤 엿보기’란 타이틀이 붙은 정기공연 ‘천년의 숨’(3월23일.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우리 전통을 토대로 재창작한 작품들로 짜여졌고. 라이브 연주를 곁들인 순서에서부터 새로운 춤의 발굴 등 프로그램 구성에서 시민들을 위한 배려가 곳곳에서 엿보였다.
모두 6개의 소품이 선보인 이번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장덕화(장고). 최경만(피리). 이철주(대금). 김무경(아쟁). 홍옥미(해금) 등 내로라는 악사들이 가세한 ‘승무’였다. 무대 가운데 놓인 북 앞에서 시작한 박재희의 춤에서는 단아한 기품이 한껏 돋보였다. 최근 중진 무용가들의 ‘승무’ 공연에서 보여지는 느닷없는 흥분. 지나치게 밖으로 드러나는 과함이 그녀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명무 한영숙이 생전에 춤을 통해 보여줬던 도도함. 차가운 듯 하면서도 따뜻함이 스며드는 그런 색채가 언듯언듯 느껴졌다. 북 놀음을 보여주는 순서에 이르러서는 수십 명의 다른 무용수들과 함께 협연하는 구성을 통해 시각적인 볼거리를 더했다.
박재희는 ‘살품이춤’ 순서에서는 9명의 무용수들이 등장하는 군무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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